국립공원에서 차키 잃어버린 거에서 연장선임.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 놓쳐본 경험을 적어보려 함.
드릴링 일을 하면서 쉴 때마다 동부에 놀러가던 시절있었음. 다 놀고, 차 반납하고, 공항에 돌아와서 다시 퍼스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음. 당시는 펜데믹이 슬슬 끝나는 시기임에도 항공편이 자주 지연되고 취소되던 때였음. 라운지에서 도착해서 전광판을 확인해보니 꽤 여유가 있었음. 맬번 공항 전광판은 상태줄에 “Relax”, “Go to gate”, “Boarding”, “Final call”, “Gate closed” 이런 식으로 적어둠. 호주에 당시 “항공 대란”이 심각했었음. 자주 전광판에 적힌 시간이나 상태랑 방송으로 나오는 얘기가 다르고, 앱으로 뜨는 정보가 다르는 등의 문제가 보통이었음. 그래서 왠만하면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도 게이트에서 기다리면서 항공사 직원들의 말을 듣는 것이 더 좋은 생각이었음.
파란색 글씨로 “Relax”가 적혀 있겔레, 그 틈을 타서 서류작업을 하기로 했음. 다시 퍼스로 돌아가면 몇시간 안 있다가 Pilbara로 다시 일하러 가서 짬나는 대로 정신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런 숙제를 자주 하고는 그랬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비싼 실수였음. 그 때 해야 할 숙제는 우버 카쉐어 앱에 올릴 기름값 영수증을 올리는 것이었음. 전통적인 렌트카하고는 다르게 우버 카쉐어는 렌트비를 킬로수로 받는 대신에 기름값이 포함되어 있었음. 이 점이 상당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렌트할 수 있는 차량의 종류가 다양하고 픽업과 반납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사용했음. 킬로수 제한도 없었기도 하고. 일반 렌트카 회사 약관에는 대부분 렌트카로 눈이나 시골 흙길에서 운전 못하도록 되어있음. 그래서 렌트카는 4륜 구동 모델을 찾기 힘듦. 우버 카쉐어도 약관이 비슷하게 되어있지만, 그래도 개인간 렌트라 뭐. 최소한 AWD 되고 스키를 실을 수 있는 SUV가 싸게 많이 나와있어서 자주 사용했음.
영수증을 하나하나 올리던 중에, 까먹고 영수증을 받아두지 않은 건을 발견했음. 호주 주유소들은 다 대기업 체인으로 운영되서, 지점에 직접 전화해서 영수증을 재발급해서 메일로 보내달라 할 수 있음. 주유소에 전화할 일이 꽤 많이 생겼는데, 그럴 때마다 문제없이 주유소 매니저들이 전화 잘 받아주고 요청을 잘 처리해 줬었음. 근데 이번에는 지점에 있는 직원들이 초보자들인지, 인도인 분들이라 그런지 POS 조작에 익숙치 않았고, 영수증을 뽑아서 메일로 보내는 것도 힘들어 하셨음. 상황을 설명하고 의미를 전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음.
이렇게 정신없이 전화통 붙잡고 있으니까 시간이 가는 줄 몰랐음. Final call 할 때 내 이름을 수십번이나 불렀을 터인데, 그것 마저도 듣지 못했음. 전화를 마치고 전광판을 보니… 이미 내 항공편은 전광판에서 사라지고 없었음. 하아. 내가 벌인 실수이지만, 참 당황스러웠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음. 일단 수화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려면 체크인 카운터에 가봐야 하겠다 생각하고 라운지를 빠져나왔음.
다행이 JetStar 카운터에 직원 한 분이 계셨고, 금방 출발하는 편이 없어서 꽤 한산했음. 직원이 하는 말:
“Oh, no! You disrupted the flight!”
처음엔 뭔 소리인지 몰랐음. 내 수화물은 어떻게 되었냐 물어보니, oversize baggage 케루셀에서 나올 거라고 함. 아. 내 수화물 때문에 출발이 지연된 거였음. 체크인하고 나서 비행기에 실제로 타지 않은 사람의 수화물은 보안상의 문제로 빼야 함. 이걸 offloading procedure라고 함.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Port Hedland 공항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단어임. 광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사오정 같은 사람들이 많음. 스윙 끝나고 비행기 기다리면서 흡연 구역에서 담배피고 맥주 마시면서 사람들이랑 얘기하다 비행기 놓치는 사람들 적어도 하루에 꼭 한 두 명은 있음. 내가 그런 실수를 하게 될 줄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PPJu8ZXOnB0
Offloading procedure는 tarmac(활주로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참 짜증나는 일임. 비행기에 있는 100명 넘는 사람들의 30분을 낭비시킨 것이기도 하고. 창피했음. 일단 벌어진 건 벌어진 일이고, 일터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잡으려면 그날 퍼스로 돌아가야 했음. 뭐, 회사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해서 비행기표를 바꿔달라고 말할 수는 있었지만, 어차피 하루 기다린다고 싼 편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음.
//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말을 하면 잘렸을 것 같다. PXD 시팔새키들 하는 짓거리가 항상 그랬다
내가 놓친 항공편은 그날 퍼스로 가는 JetStar의 마지막 비행기였음. 카운터 직원이 확인해 주기를, Qantas는 퍼스로 가는 비행기가 그날 2편 더 있다고 했음.
막 8-90년대 영화에서 보면 항공사 카운터에서 바로 비행기표를 사고 그러잖음? 그건 다 옛날 얘기임(렌트카도 마찬가지). Qantas 카운터로 갔더니, 카운터에서 표를 살 수는 없다고 함. 폰으로 표를 사고 다시 돌아오라 그랬음. 그래서 폰으로 샀음. 확인해보니 한 7시에 하나 있고 9시에 하나 있었는데, 9시 편이 약간 더 싸서 그걸로 삼.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니까, 직원이 7시 걸로 바꿔서 더 빨리 가고 싶냐고 물어봄… 뭐지. 표는 사줄 수 없지만 표를 완전히 바꿔 줄 수는 있음…? 쨌든 7시로 바꿔달라고 했음.
Karma 인지 모르겠지만, 지연되서 정시에 이륙 안함 ㅋㅋㅋ. 당시 Qantas가 인력난으로 항상 그랬음. 그래서 퍼스는 거의 자정이 되어서 도착함. 당시 알고 지냈던 친구가 공항에서 마중나와 줬음… 그 분이 호주 떠나면서 차를 처분해서 그걸 나한테 팔려고 그랬음. 다음 메일은 그 사건을 설명해야겠음.
그렇게 도착해서 Airbnb에서 몇시간 눈 붙이고 다시 공항 가려고 새벽에 폰 확인하니… 그 비행기는 아에 취소되고 오후 편으로 다시 잡힘. 당시 Qantas 상황이 그래서 놀랍지도 않음.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롭게 아침 먹고 퍼스의 깔끔하고 풀내음WA 북족 지역에서 FIFO 하면서 은근 그리워지는 것이다. 사막 공기는 그리 좋지도 않고, 냄새도 별로임. 그렇게 일하고 퍼스로 돌아오면 제일 처음 느끼는 것이 공기가 달라지는 것임
나는 공기를 즐기면서 천천히 공항에 갈 수 있었음. 좀 짜증났던건 공항 가려고 우버를 예약했는데, 취소를 했는데도 새벽이라고 $70나 내야 했음. 시발. Qantas는 택시비 환불 조항이 있는데도, 표를 내가 산게 아니라고 무시함. 그냥 70달러 날렸음. 차라리 잔머리 굴려서 택시에 타서 500m만 가고 내렸으면 그렇게 많이 안내도 됬었을 듯.
쨌든, 그 뒤로 왠만하면 우버를 안쓰기 시작함. 전형적인 enshittification이다. 나중에 다른 회사에서도 말하는게, 새벽에 공항 갈 때 되도록 우버 쓰지 말라고 조언해 주더라.
